목사, 제주교회, 반려동물 444

나의 이름은…

입도 3년 차. 나는 제주 도련에 살고 있는 4살 된 강아지다. 이름은 땅콩. 종종 가족들은 내 이름을 ‘땅콩이’로 부르기도 한다. 언젠가 나의 보호자 둘이 얘기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 - 땅콩의 이름을 ‘땅콩’이라고도 하고, ‘땅콩이’라고도 하니, 헷갈리지 않을까? 그들의 말에 따르면, 국어사전에서는 “받침 있는 사람의 뒤에 붙는 접미사로 ‘-이’가 쓰인다”라고 한다. 그 말을 들은 후, 나는 내가 그들과 동등한 인격으로 대접받는 거 같아서 내심 기분이 좋았다. 물론, 나의 보호자들도 만족스러워하는 듯했다. 그러나 내 이름이 무엇이든지 중요한 건, 그들이 내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다. 그들이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나는 그들에게로 가서 콩(꽃)이 되었다. 그들의 음성으로 나의 이름이 호명될 때, ..

일상 2024.04.12

새벽 응급실

월요일 02시 11분. 째깍거리는 시계 소음을 뒤로하고 응급실 한 켠에 앉아 있다. 하루 동안 장염으로 고생한 아내는 비스듬히 누워 쪽잠을 자고 있다. 아내는 일요일 새벽부터 끙끙 앓았지만, 아세트아미노펜 진통제에 의지하여 하루를 보냈다. 응급실의 낯설고 좁은 침대에 누워 쌔근대는 모습이 짠하다. 내내 두통과 오한, 몸살에 지친 아내는 하루 만에 기력이 쇠했다. 부부는 일심동체다. 어제부터 함께 잠을 설친 나의 눈꺼풀은 무겁고 눈알은 시리다. 침대 옆, 딱딱한 접이식 의자에 앉아 있는 나도 졸리다. 그리고 배가 고프다. 결혼한 지 3년 반이 지나다 보니 응급실에서 아내를 간호하는 남편 역할도 하고 보호자 노릇을 제대로 한다. 다만, 결혼 2개월 만에 수술받은 남편을 간호해야 했던 아내를 생각하면 오늘 일..

일상 2024.04.08

개 풀 뜯어 먹는 소리🐶

"개 풀 뜯어 먹는 소리"라는 속담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면박할 때에 쓰이는 말이다. 그런데 이 속담이 진실이 아니라는 걸, 개와 동거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의외로 개는 풀을 잘 뜯어 먹는다. 무와 당근, 심지어 오이도 잘 먹는다. 개는 튼튼한 위장을 갖고 있어서 되새김질 하지도 않고 촵촵촵 풀을 잘도 씹어 먹는다. 텔레비전에서 호랑이나 사자도 풀을 뜯어 먹는 걸 본 적이 있다. 육식동물도 소화를 위해 풀을 먹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개 풀 뜯어 먹는 '소리'를 들으며, 평화로운 세상이 어떤 모습일지 상상했다. 촵촵촵. 개 풀 뜯어 먹는 소리가 날 건 분명하다🐶🍀

일상 2024.03.14

제주, 첫 예배

공식적으로는 오늘, 제주에서 첫 주일예배를 드렸습니다. 몇 년 간 아내, 땅콩이와 예배드릴 줄 알았는데, 소식을 듣고 세 분이 더 찾아오셔서 함께해 주셨습니다. 상호 간에 초면이라 다소 어색하기도 하고 긴장도 됐지만, 한 식탁에서 함께 말씀을 읽고, 떡만두국을 나눠 먹으며 소박한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냄비 가득했던 떡만두국의 바닥이 보이기까지 볼품없는 음식을 맛있게 잡수셔서 기분 좋았습니다. 평소 부족한 살림을 핑계 삼아 나누기에 인색하고, 밥상으로 손님을 초대하기에 옹졸했던 제 자신을 되돌아보며 베풂과 환대의 중요성을 되새김질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오늘 읽은 십계명 사건이, 오늘날 (기후)식량 난민 문제(야곱 일족의 이집트 거주 배경), 체류 외국인 문제(이주민의 노동권, 인종차별)와 맞닿..

고독한 고통

나 홀로 외로이 쓸쓸함을 견디고, 혼자서 짐을 지는 것만큼 아픈 건 없다. 어린 시절, 얼차려를 받으면서도 히죽거린 까닭은 친구들과 함께 얼차려를 받아서였다.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채우라는 말씀은 세상의 고통을 나눠지라는 말일진대, 나는 이 시기만 되면 민망할 따름이다(골 1:24). — 고통이 견디기 어려운 까닭은 그것을 혼자서 짐져야 한다는 외로움 때문입니다. 남이 대신할 수 없는 일인칭의 고독이 고통의 본질입니다. 여럿이 겪는 고통은 훨씬 가볍고, 여럿이 맞는 벌은 놀이와 같습니다. 우리가 어려움을 견디는 방법도 이와 같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신영복

탐나는인재 9기 합격 소식🎉

이곳저곳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직장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따라가기엔 버겁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직장인의 정체성과 목회자의 소명이 서로 충돌하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직장생활 4~5년 만에 이중직 목회의 (불)가능성을 논하기엔 주제넘은 것 같고, 여전히 이중직 목회자들을 응원할 따름이다.그런 나의 최근 관심사는 “지속가능성”이다. 이는 목회의 지속가능성이기도 하고, 시민으로서의 나 자신의 지속가능성이기도 하다. 또한 교회의 지속가능성이다. 지방소멸과 출생률 저하는 교회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임이 틀림없지만, 주류 교회들이 보이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무척이나 걱정스럽다. ‘저출산극복을 위한 기도회’라는 발상에 여러모로 놀라웠다(’23.12.10.). 그런 면에서 나에겐 꿈이 하나 있는데, 교우..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17살 때부터 지금까지 40년 동안 요리사와 웨이터로 일했어요. 대학에 꼭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좋아하는 요리사와 웨이터 일을 하기 위해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식당에 취직했죠. 거기서 공부와 일을 병행했고요.” (…) 인터뷰 중간에 P가 아들 자랑을 늘어놓았다. “올해 22살인데 열쇠 수리공으로 일하고 있어요.” 열쇠 수리공? 평생 식당 종업원으로 일해온 아버지 밑에서 자란 '출세'한 아들의 이미지를 떠올리던 나는 솔직히 좀 의아했다. 그러나 P는 되레 이렇게 말했다. “한 번도 아들이 판검사나 의사나 교수가 되길 바라지 않았어요. 열쇠수리공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필요하고 의미 있는 직업입니까?” (…) 한 대기업 간부는 중소기업에 다니는 아들 이야기를 꺼내면서 "아비로서 참 부끄럽다..

실외사육견(마당개) 중성화수술지원사업 신청하세요

[수시] 실외사육견(마당개) 중성화수술지원사업 신청하세요 2월 8일까지 거주 지역 읍‧면 주민센터 및 시청 축산과서 접수❑ 제주특별자치도는 실외사육견(마당개) 중성화수술 지원사업 참여 대상자 신청을 오는 2월 8일까지 접수받는다. ❍ 중성화 사업은 마당개의 의도치 않은 임신으로 태어난 강아지가 쉽게 유기되거나, 목줄 없이 동네를 배회하다 구조․포획되는 악순환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 올해 총 사업비 1억 7,200만 원을 투입할 예정이며, 5개월령 이상의 등록대상ㅍ동물(개)에 한해 가구당 1마리를 신청이 할 수 있다. 중대형 잡종(믹스)견을 중점 지원하고 실내견은 제외된다. ❑ 지원규모는 마당 등 실외에서 키우는 반려견 430여 마리이며, 지원 우선순위는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및 고령자(65세..

일상 2024.02.06

숫자로 본 제주 반려동물 인식 개선

[정례] 숫자로 본 제주 반려동물 인식 개선 - 도, 2023년 반려동물 실태조사 발표…등록률↑ 유기․유실↓ 연관산업↓ - - 반려동물 보호․복지문화 조성 통한 반려동물 친화도시 조성 노력 - 🟩 제주지역에서 반려동물 등록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유기동물 발생은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 제주특별자치도는 2023년 12월 기준 반려동물 등록, 유기․유실동물, 반려동물 관련 영업 현황 등 반려동물 보호와 복지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지난해 신규 등록된 반려동물은 8,110마리로 현재까지 6만 1,139마리가 등록됐으며, 이는 도내 전체 반려동물 총 9만 5,304마리(추산)의 64.1%에 해당한다. ❍ 제주도는 도내 동물병원 70개소(제주시 55, 서귀포시 15)를 반려동물 등록기관으..

일상 2024.02.06

성 루디아의 교회

https://www.cricum.com/future/?idx=5378097&bmode=view 디너처치 란 무엇인가? : 문화선교연구원 최근 영국 레스터에서 새로운 표현에 대한 블로그 게시물과 오늘날 교회의 역할과 교회다움의 새로운 방법에 대한 반응이 꽤 있었다. 이 새로운 방법이 어떨지에 대해 관심이 컸고, 그중 하www.cricum.com 제주 독자모임에서 뵈었던 목사님의 소개로 '디너처치' 기사를 읽었다. 오래전에 읽었던 뉴스앤조이의 다른 기사가 떠올라 구글에서 검색을 했다. 그러다가 뉴욕 브루클린의 성 루디아의 교회 홈피를 찾았다. 홈페이지뿐 아니라 영상을 보니 이런저런 흥미와 관심이 생긴다. 우리 교회가 비슷한 컨셉인 만큼 훑어볼 내용이 많은 듯하다..ㅎㅎ https://stlydias.org..

목사 안수 2024.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