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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개척과정(2)

habiru 2023. 9. 21. 14:44

책과 신문보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이 익숙해진 시대에 설교자로서 고민이 많습니다. 요새 대학생들의 문해력 수준이 떨어진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립니다(하긴 저도 대학생 때, 전공서적을 읽고 이해하는 게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나라의 문맹률이 5%도 안 된다고 하지만, 우리 세대를 봤을 때 실질 문맹률(글자는 알지만 문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인구 비율)이 얼마나 더 높을지 모르겠습니다. SNS 영상과 이미지에 익숙해진 까닭입니다. 문장과 문단을 이해할 필요가 없으니 당연한 현상일 텝니다.

이런 상황에서 얼마나 설교가 신자들의 삶을 형성하는 데에 도움이 될지 확신이 서질 않습니다. 설교중심 예배의 수정을 끄덕이게 되는 현실입니다. 로드니 클랩(Rodney Clapp)의 지적은 이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좋든 싫든 간에 우리가 사는 세상은 ‘말’의 시대에서 ‘이미지’의 시대로 옮겨가고 있다. 여러 이유로(최소한 책 만들어 파는 사람 입장이 아닌) 나는 교회가 그들의 설교나 의견을 계속해서 책으로 만들어내면 좋겠다. 그러나 나는 눈에 보이는 이미지가 기독교인의 삶에서 소통과 행동의 문제에 더욱 중요한 것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연합예배 가운데에서 선포된(말해지거나 쓰여진) 말씀뿐만 아니라 성례를 통한(또는 이미지화 된) 말씀 또한 중요시 여기는 그러한 전통들은 매체의 이미지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더욱 호소력 있으며 더 나은 소통의 통로가 될 것이다.
요약하자면 윤리학자 제럴드 슐라바흐가 이 시대의 소망을 이렇게 표현했다. 가톨릭은 더욱 아나뱁티스트적이 되어야 하고 아나뱁티스트는 더 가톨릭적이 되어야 하면, 주류 개신교는 더 아나뱁티스트적이며 가톨릭적이 될 때 바로 소망이 있는 것이다. 이것이 아마도 21세기 서구 교회의 소명을 적절히 요약한 것일 것이다.
- 로드니 클랩, “아나뱁티즘과 소명에 대한 장애물”, <13인의 지성, 아나뱁티즘을 말하다>, 1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