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대학을 졸업했던 그 해에 곧바로 신대원에 진학했다. 그때엔 대전이 그토록 낯선 도시일 수 없었다. 막 집을 떠나 대학을 입학했던 때가 떠오를 정도로 외로웠고, 찾아갈 교회조차 없다는 게 슬펐다. 듣기로는 사촌누나가 대전에 산다고는 했지만 왕래한 적이 없었고, 막역한 지인이 있었지만 그의 신혼생활을 방해할 순 없었다. 당시엔 대전에 빨리 적응하는 게 내겐 중요한 과업이었다. 그러니 학교에서 만나는 인연 하나하나가 소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모든 이들과 우정을 함께할 순 없었고, 모두를 붙잡고 싶지도 않았다. 낯을 가리는 탓에 무리와 어울리는 게 쉽지 않은 것도 이유 중 하나였을 테다. 그런 부적응자들이 몇몇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달우 형이었다. 독일 유학을 마치고 갓 귀국했던 형은 도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