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전절제 수술 이후, 나는 씬지록신 150mcg과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씬지록신은 갑상선 기능 저하증 치료제로 나처럼 갑상선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는 사람에게 갑상선 호르몬을 대체하는 약물이다. 매일마다 엇비슷한 시간에 나는 약을 복용하고는 한다. 전날 밤, 식탁 한편에 물컵과 함께 약을 놓아두고 잠자리에 드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그렇게 아침에 눈을 뜨면 마른 입 속으로는 찬물 한 모금과 함께 약을 창자 속으로 욱여넣는다. 약물은 내 위장에서 녹아 마치 아무런 일도 없던 것처럼, 갑상선 호르몬 전부가 되어 내 온몸을 구석구석 돌아다닐 테다. 마치 이전부터 내 몸의 일부였던 것처럼. 씬지록신은 그렇게 내 갑상선을 대체한 지 꽤 되었다. 내 몸의 일부였으나 이제는 내 몸의 일부가 아닌, 내 갑상선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