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 33:12-23]
12 모세가 여호와께 아뢰되 보시옵소서 주께서 내게 이 백성을 인도하여 올라가라 하시면서 나와 함께 보낼 자를 내게 지시하지 아니하시나이다 주께서 전에 말씀하시기를 나는 이름으로도 너를 알고 너도 내 앞에 은총을 입었다 하셨사온즉
13 내가 참으로 주의 목전에 은총을 입었사오면 원하건대 주의 길을 내게 보이사 내게 주를 알리시고 나로 주의 목전에 은총을 입게 하시며 이 족속을 주의 백성으로 여기소서
14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내가 친히 가리라 내가 너를 쉬게 하리라
15 모세가 여호와께 아뢰되 주께서 친히 가지 아니하시려거든 우리를 이 곳에서 올려 보내지 마옵소서
16 나와 주의 백성이 주의 목전에 은총 입은 줄을 무엇으로 알리이까 주께서 우리와 함께 행하심으로 나와 주의 백성을 천하 만민 중에 구별하심이 아니니이까
17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네가 말하는 이 일도 내가 하리니 너는 내 목전에 은총을 입었고 내가 이름으로도 너를 앎이니라
18 모세가 이르되 원하건대 주의 영광을 내게 보이소서
19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내가 내 모든 선한 것을 네 앞으로 지나가게 하고 여호와의 이름을 네 앞에 선포하리라 나는 은혜 베풀 자에게 은혜를 베풀고 긍휼히 여길 자에게 긍휼을 베푸느니라
20 또 이르시되 네가 내 얼굴을 보지 못하리니 나를 보고 살 자가 없음이니라
21 여호와께서 또 이르시기를 보라 내 곁에 한 장소가 있으니 너는 그 반석 위에 서라
22 내 영광이 지나갈 때에 내가 너를 반석 틈에 두고 내가 지나도록 내 손으로 너를 덮었다가
23 손을 거두리니 네가 내 등을 볼 것이요 얼굴은 보지 못하리라
2주 앞으로 다가온 결혼 준비로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결혼 전에 인사드려야 할 분을 만나고, 혼수 준비를 하며, 예식에 필요한 부분을 점검하느라 일사불란하게 일을 처리하려고 애쓰는 중이다. 그럼에도 점검하지 못한 부분, 빠뜨린 부분이 있을까 봐 조바심을 갖게 된다. 그래서인지 거대한 풍랑을 만난 듯 요동치는 마음을 진정시키기가 쉽지 않다. 결혼 준비에 있어서 누군가 주도권을 잡고 준비하는 것은 아닐 테지만, 그럼에도 남자로서 느끼는 책임감 같은 것이 조금은 부담스레 느껴지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두 가족이 만나 치르는 첫 행사이기 때문에 피로도가 이해되기도 하지만, 기껏해야 단 2명으로 이루어진 공동체의 향방을 고민하는 게 이다지도 고단하다는 것이 아직도 쉬이 납득되지 않는다.
모세는 이집트에서 갓 탈출한 무리의 영도자가 되어야 했다. 고대사회에서 장정 60만 명의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숫자의 지도자가 되어야 하는 것을 의미했다. 더구나 모세가 태어나기 이전 대규모 영아살해로 사내아이가 죽은 것을 고려할 때, 그만한 장정의 수가 갖는 상징성은 더욱 크다. 출애굽 공동체를 이끌며 가질 수밖에 없었던 책임감 혹은 부담감은 늘 그를 따라다니는 족쇄와 같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도 절박하게 하나님을 찾을 수밖에 없었던 모세의 상황이 조금은 수긍된다. 건조한 대지에 흩날리는 바람, 정초할 곳 없이 아무렇게나 버려진 것 같은 광야에서 모세에게 하나님은 오아시스였던 것이다.
사람마다 갈등과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정해진 해답은 없다. 그럼에도 모세가 보인 일종의 방법은 적용해볼 만하게 느껴진다.
1 상황 아뢰기
2 은혜 구하기
3 하나님 성품 묵상하기
4 하나님 관상하기
어제 받은 리처드 로어 신부의 <오직 사랑으로(Eager to Love)>라는 책을 잠깐 훑어보면서 성 프란체스코의 삶을 통해 관상과 대안적 삶을 연결시킨 부분이 참 좋게 느껴졌다. 마치 모세가 관상을 통해 이집트의 지배질서에 구멍을 내고 탈이집트적 공동체를 만들어냈던 것처럼 말이다. 그의 방법에 따라 기도해 봄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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