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엄마아빠를 따라서 시장을 종종 갔더랬다. 요즘에야 시골장터에도 차양막이 설치됐지만 그땐 그런것 없었다. 남짓해야 어른 서너 명이나 지나갈 수 있었을까. 좁디좁은 길 좌우로 가판대가 행렬을 이루고 있었다. 가판마다 구부정한 할머니들이 손을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그곳엔 직접 키운 고구마, 시금치, 야채가 한다발 있었고 한편엔 비린내 나는 생선들이 있었다. 그 길을 따라 총총 걷다 보면 어디선가 엿장수의 쇠가위가 경쾌한 소리를 내고 있었고 그 옆에는 군중들이 서있었다. 군중 사이로 보이는 광경, 그곳에서 사람들은 신명나게 가락을 뽑아내고 춤을 추는 각설이의 솜씨에 웃음보를 터뜨리고 박수를 치고 있었다. 가장 최근에 각설이를 봤던건 동인천의 부두였다. 그는 슬퍼서 우는 것인지 기뻐서 웃는 건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