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중을 상대로 한 인삿말 요새 소설가 김훈 선생님께서 쓰신 “라면을 끓이며”라는 책을 읽던 중에 인상 깊었던 문구가 있어 적어 왔습니다. 된장찌개 국물은 된장과 여러 건더기들의 삼투와 종합으로써 이루어진다. 그 국물은 된장도 아니고 개별적인 건더기도 아닌, 어떤 새로운 창조물이다. 거기에 깊이가 드리워진다. 그 깊이는 인간을 위안하는 힘이 있다. 미역국의 위안은 섬세하고 된장찌개의 위안은 깊다. 이 깊이와 섬세함은 스밈과 우러남에서 온다. 건더기는 국물 속으로 우러나고 국물은 건더기 속으로 스민다. 완성된 된장찌개 속에서 건더기가 뭉그러져서는 좋은 찌개가 아니다. 건더기는 그 고유한 맛을 국물에 내어주고 나서도 건더기로서의 독자성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때 건더기는 국물의 스밈에 의해 새로운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