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 2

고원의 쟁기질

쟁기를 잡은 농부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삶에서 가치 있는 것들은 이렇게 꾸역꾸역 불굴의 걸음으로 밀어가야 한다는 듯이 - 박노해, '고원의 쟁기질', 『다른 길』 사진 Tibet, 2012. 공기도 희박한 고원의 대지에서 청보리밭을 간다. 티베트에도 경운기와 트랙터가 보급되고 있지만 동력기계를 쓰면 땅이 굳고 생명력이 죽어가기에. 말이 끄는 작은 쟁기질로 말랑한 숨결을 불어넣는다. 삶에서 가치 있는 것들은 이렇게 꾸역꾸역 불굴의 걸음으로 밀어가야 한다는 듯이, 쟁기를 잡은 농부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 박노해, '고원의 쟁기질', 『다른 길』

일상 2019.11.15

하느님의 얼굴

[지휘자에게. 현악기와 더불어. 시편. 노래] 2. 하느님께서는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강복하소서. 당신 얼굴을 저희에게 비추소서. 셀라 3. 그리하여 세상에 당신의 길이, 만민에게 당신의 구원이 알려지게 하소서. 1. 인간에게 하나님께로 향하는 길이 있을까. 정녕 인간에게는 하늘로 향해 오르는 상행선이 있는 것일까. 없을 것 같다. 하나님께로부터 인간에게 오는 하행선만이 느껴질 뿐이다. 나는 하나님의 강복하심을 기다리고, 또 기다릴 뿐이다. 유진 피터슨(Eugene H. Peterson)은 자주 중간태에 대해 말해 왔다. 인간에게 능동태란 어색한 표현이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이란, 하나님에 대한 적극적 행동이 아니라 성실한 응답일 뿐. 그래서 나는 중간태란 표현이 마음에 든다. 2. 얼굴은 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