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용품 5

왜 땅콩이는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았어요?

저희 가정은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은 5세 수캐 땅콩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왜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느냐고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땅콩이의 중성화 수술에 대해 아내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때로는 얼굴을 붉히며 다투기도 했습니다. 땅콩이처럼 예민한 개에게는 중성화 수술이 도움이 된다는 훈련사의 조언도 들었지만, 그럼에도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았던 이유는 건강 염려(호르몬・체중 변화 등)와 동물의 자기 결정권 때문이었습니다.  중성화는 수의학 용어로 'de-sexing'이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성별을 제거한다는 뜻입니다. 누군가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사람의 생식기 일부를 제거한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끔찍한 일입니다.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수술일 수 있지만, 반드시 필요한 ..

일상 2024.12.18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이따금씩 마음 깊은 곳에서 꺼내두고 묻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정호승 시인의 「윤동주 시집이 든 가방을 들고」의 일부분입니다. 익숙한 질문인데도 늘 제대로 답할 수가 없어 우물쭈물 대고는 합니다. 한동안 이 말을 핸드폰에 저장해 두고서 곱씹고는 했습니다만, 시원하게 대답 한번 할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주, 친정으로 가는 아내에게 꾸지람을 들었습니다. "자기는 내 말을 왜 이렇게 자주 끊어? 그럴 때마다 기분 나쁜데 몇 번이나 참고는 해. 정말 안 좋은 습관이야." 가끔 반려견 땅콩이도 무언(無言)의 눈빛으로 나무라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너는 왜 네 생각만 해? 너무 이기적인 것 아니야?"   그럴 때면 부끄러운 마음에 어깨가 쪼그라듭니다. 누군..

일상 2024.12.10

MVP 판매

지난 3일 밤, 계엄령이 발동되었고 다음 날 새벽에 해제되었습니다. 오늘까지 '123 비상계엄' 사태부터 사흘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하루 종일 실시간 뉴스를 틀어놓고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2차 계엄에 대한 뉴스까지 나오다 보니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오늘도 여러 인사의 기자회견을 수차례 챙겨보았습니다. 어제 오늘, 광장에 나서지 못한 게 못내 맘에 걸립니다. 추운 날씨에 광장에 모인 시민들에게 빚을 진 것만 같습니다. 이따금씩 스피노자의 말을 곱씹을 때가 있습니다. "내일 세상이 무너져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실제로 이 말이 스피노자의 명언인지 궁금하지 않습니다만, 철학자가 일상을 꾸준하게 유지하는 이유와 까닭은 궁금합니다. 결국 그 이유는 깨닫지 못했지만, 일상을 진..

구제주 탑동 일대 탐방

제가 살고 있는 제주시는 크게 신제주와 구제주로 나뉩니다. 신제주는 현대적인 신시가지, 구제주는 옛 정취가 묻어나는 구시가지로 볼 수 있는데요. 다른 도시의 원도심처럼 구제주도 경기 침체의 여파로 상권이 위축되는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부터 구제주의 원도심 일대가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옛 제주기상청 건물이 창업지원 공간으로 탈바꿈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W360, 워케이션 공간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리플로우, 그리고 업사이클 브랜드인 프라이탁 등 탑동 일대에는 청년들이 하나둘 찾아오고 있습니다. Re-fons도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탑동에 위치한 이솝과 프라이탁, 솟솟리버스를 둘러보았습니다. 업사이클링과 친환경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는 프라이탁..

"당신이 창업을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올해 3월부터 창업의 꿈을 안고 느리지만, 부지런하게, 조금씩 앞으로 걷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벌써 11월이니 제주더큰내일센터에서 9개월이나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렇게 2024년도 거의 지나가네요..🥲제주더큰내일센터의 처음 3개월은 제주 지역을 알아가는 시간이었고, 다음 3개월은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었고, 그다음 3개월은 제주에서 살아가는 나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주더큰내일센터에서의 9개월 과정을 마무리하면서 인터뷰를 했는데, 어쩌다 보니 제 생각을 정리해 본 계기가 되었어요😌 Q. 제주더큰내일센터의 활동들이 내게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A. 성인이 된 이후부터 사춘기 소년으로 돌아간 것처럼 내 자신과 나를 둘러싼 환경에 대해 오롯이 생각하고 숙고할 수 있는 시간은 흔치 않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