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2

교회의 정치학

전도사 사역을 그만두고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일하게 된 지도 2년 가까이 되어 간다. 처음 사회적경제 분야에 입문한 이후, 9개월은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협동조합에서 일했고, 이후 현재까지 15개월은 사회적경제를 연구하는 기관에서 근무 중이다. 여전히 나로서는 사회적경제가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지만, 막연한 소망 중에도 언젠가 교회와 사회적경제가 공명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나는 “주님의 만찬”이 교회 안의 형제와 자매를 먹이는 음식으로, 상징을 넘어선 하나의 현실이라고 믿는다. 대안사회(Kontrast-gesellschaft)의 실재(reality)로서 말이다. 그렇게 세상을 구원하는 정치 공동체(ἐκκλεσία)로서 교회는 기능하리라 생각한다. 근본주의적 신앙인으로서 나는 교회만이 유일한 세상의 구원 ..

일상 2021.06.15

잡설: 교회의 공공성 회복(사회적경제와의 만남)

1. 얼마 전, 서울에서 갑상선암 치료를 받고 대전으로 내려오던 길이었다. 금요일 오후라 그런지 평소보다 교통 정체가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한편, 서울 시내에서 운전대를 잡고 있는 내 모습이 영겁의 저주를 받은 것처럼 느껴져 서글프던 찰나였다. 이제 우면산 터널만 지나가면 답답한 정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는 생각과 함께 내비게이션을 바라보았다. 대법원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보였다. 강남구 서초동이었다. 머리를 돌려 좌우 방면의 건물을 바라보았다. 대법원과 대검찰청,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이 모여 있는 이 동네에는 김명수 대법원장을 탄핵시켜야 한다는 현수막과 윤석열 전 검찰청장을 응원하는 현수막, 이성윤 서울지검장을 비난하는 현수막이 줄지어 있었다. 대한민국 사법 권력의 메카처럼 느껴지는 서초동을 지나며 ..

일상 2021.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