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서른이 됐다.. 아무렇지 않게, 매년처럼 송구영신예배를 드리며 새해를 맞았다. 전혀 이상할 것 없는 서른의 1월 7일 저녁, 방에 누워 있다. 캄캄한 방 한 칸에 휴대폰 불빛만이 비추이고 있다. 커튼 사이로 새어져 들어오는 빛이 흐릿하게 보인다. 잠자리에 누워 노래를 듣다가 술에 취한 듯, 취기가 올라오는 듯하다. 삭막한 세계의 경계 저편에서 낯선 나그네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나그네의 곡조에 온 맘이 사르르 녹는 것 같다. 노래를 듣고 있노라니 마음이 아려온다. 습기가 생긴다. 짠물이 뺨을 타고 흘러 내린다. 지난 날이 아득한 연기처럼 뿌옇게 보인다. 뭐라 형언하기 어렵지만 뿌옇게 흐린 시야 사이로 무언가 빠져나가 이젠 더 이상 아무 것도 남지 않아 보인다. 시간도.. 사랑도.. 행복도.. 청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