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86편
1. (85) [기도. 다윗] 주님, 귀를 기울이시어 제게 응답하소서. 가련하고 불쌍한 이 몸입니다.
2. 제 영혼을 지켜 주소서. 당신께 충실한 이 몸입니다. 당신의 저의 하느님 당신을 신뢰하는 이 종을 구해 주소서.
3. 당신께 온종일 부르짖으니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다윗의 기도문들에서는 하나님과 그분의 자비에 대한 간구를 지나치기가 어렵다. 평생에 다윗은 하나님을 찾기에 열심이었다. 그는 참으로 성실한 구도자로서 하나님을 향해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느끼는 사람이었다. 아마 그의 생에 쉽사리 지나치기 어려운 고난을 유난히도 많이 겪어서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통의 시간들이 켜켜이 쌓여 진주를 만들어 내듯이, 다윗의 영성은 하루 아침에 형성된 즉흥적이고 일시적인 것은 분명히 아니었다. 아주 오랜 시간을 거쳐 숙성되어 발효된, 극상품의 진귀한 포도주처럼 다윗의 기도문들마다 진한 향이 스며 있다. 어쩌면 영성에 있어서는 반짝거리다가 쉬이 사라질 기발함보다 두터운 삶의 충직함이 더욱 어울리는 듯하다. 아마도 영성의 토양과 기초에는 그런 류의 아이디어보다는 걸어온 인생의 발자취가 담기기 때문일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신실함을 통해 비로소 당신의 의로움을 증언하시며, 인간은 언약과 계명에 충실함을 통해 의로움을 약속 받는다. 단테가 ‘배신’을 가장 큰 죄악이라고 말했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아마 이는 축적된 과거의 시간을 외면하는 돌이킴이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오늘을 성실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그리고 내일은 어떨 것인가. 하루하루, 그리고 시간시간에 충실할 수 있기를 나에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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