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

habiru 2016. 12. 30. 23:51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 (다니엘 5:25.)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어둠이 깊음 위에 있” (창세기 1:2, 새번역.)다는 성경 말씀이 어제와 오늘처럼 깊이 체감되는 시절이 언제 있었는지 생각해봅니다. 뭇 동네가 소란스럽고 사방팔방의 수상함에 이 나라가 내 나라 아닌 양 낯설게 느껴지기만 합니다. 근래 언론보도에 의해, 우리는 청와대 민정수석의 개인 일탈쯤으로 생각했던 비리가 최순실과 관련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대통령과 막역하다는 이유로 절대 권력을 행사했다는 것도 듣게 되었습니다. 대통령을 이용해 정·재계를 막론하고 국정을 농단하여 국민을 우롱한 최순실의 정체에 우리는 경악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이 사건이 비단 최순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에 설득력이 실리고 있습니다. 이미 야당에서는 이 사건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속속들이 대통령의 개입 정황도 보도되고 있습니다.
처음 우리는 터무니없는 보도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의혹을 넘어, 우리는 모든 국민의 분노를 깊이 마주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이 역대 대통령 중에서도 가장 낮은 5%를 기록했다는 통계(한국갤럽, 11/4 발표)를 보고 있습니다. 저는 대통령에 대한 배신감이 국민들이 분노를 자아내는 큰 이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 대통령을 지지하든, 그렇지 않았든 적어도 우리는 대통령이 친인척 비리 문제에 있어서는 청렴무구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역대 대통령들이 홍역을 앓았던 혈연들의 비리 스캔들이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기대는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박 대통령에게는 형제보다 가까운 최태민-최순실 부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에게는 혈연(근령, 지만)보다 더욱 신뢰할 만한 가족이 있었던 것이며, 어떤 비서진보다도 믿음직한 최태민 일가가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수많은 시민들이 “대통령 퇴진”을 외치며, 촛불 하나 밝히고서 어두운 거리를 행진하고 있는 광경을 근거리에서 보았습니다. 정치인들보다 시민들이 앞장서서 “박근혜 하야”를 외치는 것을 들었습니다. 극에 달한 현 상황이 호전되거나 해결될 징조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저는 국민들의 분노와 결단에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이에 저는 한 성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었습니다. 그것은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입니다. 다니엘서 5장에서는 바빌로니아의 벨사살 왕과 귀족들이 술을 마시며 신 아닌 것들을 찬양할 때에, 왕궁 벽에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이 쓰입니다. 이는 “하나님이 이미 왕의 나라의 시대를 세어서 그것을 끝나게 하셨다. 왕을 저울에 달아 보니 부족함이 보였다. 왕의 나라가 나뉘어서 메대와 바사 사람에게 준 바 되었다.” (다니엘 5:26-8.)
라는 뜻입니다.
이는 지금 대한민국의 상황과 매우 유사해 보입니다. 박 대통령이 최태민 일가의 감언이설에 취하여 신 아닌 것들을 찬양할 때에, “하나님이 박 대통령의 시대를 계산하셔서 끝나게 하셨고, 박 대통령의 부족함을 드러낸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권력이 넘어간 것입니다.” 이미 박 대통령에게는 4년 동안 많은 기회들과 시간들이 주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앞서 정의는 행해지지 않았고 세월호 희생자들과 백남기 농민 유가족들의 눈물만 남아있을 뿐입니다. 정황상 저는 하나님께서 대통령의 불의를 폭로시켰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 불의한 시대를 사는 우리들이 앞장서서, 순결한 하나님의 정의를 외쳐야 할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정의의 무게가 미달된 대통령을 그리스도인들이 폭로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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