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하지도 않은 여자 사람이 며칠 전부터 심상치가 않다. 주변에서 나를 두고 누군가와 속닥속닥 하는 모습이다. 일부러 눈에 띄게 그러는 것 같기도 하다. '나의 목소리가 들리니?' 묻는 것도 아닌데, 언젠가는 어렴풋이 그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얼마 후, 예상했던 대로 한번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상황상 거절이 어려워 학교 로비에서 만났다.
아뿔싸,
여자사람 옆에 한 명의 여성이 대동했다. 검은색 단발머리에 목선이 고운, 하얀색 티셔츠가 잘 어울리는 분이었다. 화려한 외모는 아니지만, 정갈하면서도 수수한 분이었다. 단아한 외모에 짙지 않은 화장을 한 분이었다.
그렇다, 소개팅이었다. 그러나 나는 우물쭈물 하지 않고 사정을 이야기했다.
"소개팅은 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실례를 표하고 단호하게 일어났다. 그런데 따뜻한 이불 밖으로 나오니 춥긴 하다. 오늘은 밖이 추울 것 같으니 평소보다 따뜻하게 입고 학교를 가야겠다. 으.. 씻기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