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석제의 소설 <투명인간>에서 '김만수'는 도시로 이주한 농촌 출신의 평범한 인물을 상징한다. 어려서부터 바보처럼 자신보다 다른 사람이 우선이었던 김만수는 딸린 식솔을 먹여 살리기 위해 서울로 상경한 노동자이며,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그 이름은 특별함을 거부하는 평범한 이의 대명사로 보이기까지 한다. 1960년대는 국가 주도로 산업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너도나도 상경하던 시기였다. 김만수는 자석처럼 서울로 이끌린 평범한 도시 이주민이었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수도권 인구 집중현상이 심화되었다. 물론 국가 산업단지 육성으로 부울경 중심의 일부 지방의 거점 도시에서는 인구가 증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타 도시는 농업 중심의 경제 구조를 탈피하지 못한 채,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출을 막지 못했다. 즉, 지방의 인재가 수도권으로 유출되면서, 수도권으로 인재 수탈이 이루어진 것이다. 다시 말해 서울의 식민지 현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또한 지방에서 발생한 역외소득이 지속적으로 수도권으로 유입되는 불평등은 경제적 수탈로 표현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국가는 수도권에 각종 인프라를 집중시켜 성장의 효율성을 극대화했고, 이로 인해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수도권 집중 현상의 배경은 근대성에 주초한 사회적 불평등에 기인한다고 보는 것이 옳아 보인다. 따라서 우린 지방의 불균등 발전을 대책 없이 방관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지방을 살리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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