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서울 방문기(240112-15)

habiru 2024. 1. 15. 11:03

며칠간 서울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대전으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병원 검사를 위한 일정이었는데, 정신없이 시간이 흘렀습니다. 서울에서의 소소한 일정을 메모했습니다.

• 제훈 형님과의 만남
대학을 졸업한 이후, 근 10년만에 만난 제훈 형님은 그대로였습니다. 세월이 세월인 만큼 서로 하수상한 일들을 겪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형님은 그대로였습니다. 형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학창 시절에 배웠던 김기림 시인의 <바다와 나비>가 떠올랐던 건 왜일까요. 옆에서 조용히 기도하고 응원하고 싶었습니다.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흰 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무우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三月)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 병원 검사
병원 내방은 이번에 서울에 온 목적이었습니다. 지난 토요일 오전에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수술을 받은 지 3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경과를 지켜봐야 합니다. 혈액검사부터 초음파, CT검사까지 하고 나니 하루가 후딱 갔습니다. 일주일 뒤, 듣게 될 검사결과에서 별 이상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 루터교회, 알맹상점
서울역 근처에 위치한 중앙루터교회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예배 곳곳에 있는 아름다운 예전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성가대 찬송을 들으니 영혼이 정화되는 것만 같습니다. 설교 후에는 거동이 불편하신 환우 바로 뒤에서 성찬 행렬에 합류했습니다. 그의 느린 걸음을 기다리는 동안 이상하리만큼 좋았습니다. 나아감과 기다림, 다시 나아감과 기다림, 반복 속에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배 후에는 서울역 역사에 있는 알맹상점을 찾아갔습니다. 제로웨이스트 상품을 판매하는 곳인데, 주방비누와 비누망을 사서 누나에게 선물했습니다. 나중에 반려동물을 위한 제로웨이스트 상품을 만들어 판매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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