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스탠리 하우어워스의 책을 읽고 있습니다. <한나의 아이>를 시작으로 <하나님의 나그네 된 백성>을 읽었고, 지금은 <교회됨>을 보는 중입니다.
저는 종종 스스로를 보수주의자로 말하고 다녔는데, 실은 저와 같은 부류는 정치적/신학적 자유주의자에 가깝다는 그의 지적에 수긍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자유주의에 대한 하우어워스의 문제의식이 상당히 공격적이라는 점입니다. 특히나 <하나님의 나그네 된 백성>이 던진 화두는 바르트가 자유주의 진영에 던진 그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비교 짐작해볼 만한 것이었습니다-이론적으로 어리석고 둔감할뿐더러 자유주의 우파(?)에 속한 제가 받은 느낌이었으니, 자유주의 진영 좌측에 깊숙이 계셨던 분들이라면 더욱 충격적이리라 상상해봅니다-.
하우어워스의 공격적 글쓰기에 (자신도 없는) 논리 방어를 해보고 싶은 생각 이전에, 일말의 종교적 신심이 다시 불타오르는 것만 같습니다. 아마도 조만간 개종에 가까운 회심을 체험하지 않겠는가 생각이 불현듯 스쳐지나갑니다. 여태 익숙했던 방법론을 고사하고 고-기독론, 고-교회론에 기대어 계속 독서해볼 요량입니다.
긴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적어본 까닭은, 신학적 허무주의에 빠져 무기력증을 앓고 계신 분들에게 감히 추천하고픈 책들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제가 하우어워스에게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침례교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세계관 차이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신학적 환원주의자, 싫증주의자(?)에게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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