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자료/묵상

시험을 당하여

habiru 2019. 11. 6. 08:25

나사렛 예수여, 온갖 시험을 이기고 승리하셨다는 사실로 인해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주님이 저처럼 시험받으신 것을 알고 위로를 얻습니다. 주님은 모든 일에서 저처럼 시험을 받으셨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저의 약함을 잘 아십니다. 주님 자신이 악마와 싸워 보셨기 때문에 악마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잘 아십니다. 

  저는 몇 번이고 악마의 속임수에 넘어가, 책략을 강구하고 명성을 구했습니다. 주님을 섬기려 했지만 결국 악마를 섬겼습니다. 

  주님의 지혜를 저에게 주소서. 주님처럼 하나님의 음성과 악마의 음성을 가려낼 수 있게 하시고 밝은 눈으로 주님의 길을 걸어가 오른편으로도, 왼편으로도 치우치는 일 없이 주님의 힘으로 모든 시험을 이기고 천국을 건설하여 주님의 영광을 입게 하소서. 

- 우찌무라 간조 1861-1930, 일본의 기독교 지도자


  요한복음 5장의 오병이어 기적을 경험하고 난 이후, 예수님을 따르던 유대인들은 예수를 왕으로 세운다면 로마의 정치적/경제적 착취로부터 해방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5백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진 긴 유배 생활이 드디어 끝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예수님을 왕으로 삼고자 했다. 그때, 예수님께서는 낌새를 알아차리시고 자리를 떠나 홀로 기도하러 산으로 떠나셨다.

  그렇게 기도를 마치시고 주님은 물 위에 있던 제자들에게 다가가셨다. 이야기는 출애굽 이야기의 만나와 홍해 도하의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데, 이는 뭇사람들에게 하나님의 탈애굽 구원을 복기시키는 것이었다. 신적 권능을 통해 드러나는 예수님의 정체성이 폭발하는 사건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주님은 이 위대한 사건 사이에서 무슨 기도를 하셨을까. 위대한 사건들의 막간 사이에 고요해지는 기도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기도는 당신의 위대함을 보이시기 위한 무대 장치에 불과할까. 예수님께서는 무력적인 방법으로 로마 황제의 왕좌를 찬탈하려고 생각하지 않으셨다. 다만, 기도를 통해 당신이 옳다고 한 십자가의 정치학을 다시금 재확인하셨던 것이 아닐까. 

  유대인들은 오랜 유배 생활의 원인이 '외부'에 있다고 했지만, 예수님은 문제의 원인이 '내부'에 있다고 생각하셨던 것이다. 그것은 뱀으로 상징되는 사탄의 존재다. 로마의 황제가 아니라 사탄의 지배가 유배의 원인이었던 것이다. 이것이 다른 정치적 지도자들과 예수님이 갈라서게 되는 곳이다. 모든 인류를 유배되게 한 사탄의 착취와 지배가 끝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불가하다는 것이다. 악마 숭배에 물든 인류를 구원하는 길은 십자가의 정치학이었던 것이다. 인류가 긴 유배로부터 귀환된 것을 확인하는 기도, 그것이 오늘 내가 할 기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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