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자료/묵상

주님은 신실하고...

habiru 2020. 7. 5. 22:23

창세기 24장에는 아브라함이 며느리를 구하는, 즉 이삭의 아내를 얻은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아브라함은 그의 종을 시켜 친척 중에서 며느리를 찾게끔 (부탁)한다. 그의 종은 아브라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 채, 기약 없는 길을 떠나게 된다. 얼마나 지났을까.

“그는 낙타를 성 바깥에 있는 우물 곁에서 쉬게 하였다.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여인들이 물을 길으러 나오는 때였다.” (창 24:11)

한낮의 더위가 가신 시간이었다. 휴식을 위해 잠시 머물던 곳에서 그는 여인들을 우연찮게 만날 참이다. 한낮의 더위에 이동하기 힘들었을 테니 아마 그는 성 안의 장로들을 만났을지 모른다, 허나 어떤 수확도 없이 허탕을 쳤을 지도. 그렇게 성 밖을 나서서 다음 행선지로 가기 위해 낙타에게 물을 주었을 지도. 아니면 생각을 바꿔 직접 여인들을 만나기 위해 우물에서 기다렸을지도 모른다. 여하튼 그는 여인들이 물을 길으러 나오는 시간에 기도를 드린다.

그는 기도하였다. “주님, 나의 주인 아브라함을 보살펴 주신 하나님, 오늘 일이 잘 되게 하여 주십시오. 나의 주인 아브라함에게 은총을 베풀어 주십시오. 제가 여기 우물 곁에 서 있다가, 마을 사람의 딸들이 물을 길으러 나오면, 제가 그 가운데서 한 소녀에게 물동이를 기울여서, 물을 한 모금 마실 수 있게 하여 달라 하겠습니다. 그 때에 그 소녀가 드십시오. 낙타들에게도 제가 물을 주겠습니다 하고 말하면, 그가 바로 주께서 주의 종 이삭의 아내로 정하신 여인인 줄로 알겠습니다. 이것으로써, 주께서 저의 주인에게 은총을 베푸신 줄을 알겠습니다.” (창 24:12-14)

짧은 시간, 하나님께 드렸던 기도가 마치기도 전에 아브라함의 종은 장차 아브라함의 며느리가 될 리브가를 만나게 된다. 그렇게 하나님께서는 종의 기도를 들으셨고, 그렇게 응답하셨다. 아브라함에게 세상을 구원할 통로가 될 것이라고 약속하셨던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자신의 약속을 이행하고 계셨던 것이다.

종종 세상을 구원하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을 의심하게 될 때가 있다. 세상은커녕 사람 하나 구원하지 못하시는 하나님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하며 불경한 생각을 갖기도 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신실하게 당신의 계획과 뜻대로 약속을 이행하고 계시기에, 주님을 신뢰하는 데에 다시금 내 생각과 마음을 집중시켜 본다. 함정에 걸려든 것처럼 사사로운 사건에 하나님의 뜻이 요원할 거란 생각이 지레 들 때가 있다. 흡사 이신론(deism)에 빠져 버린 것처럼 말이다. 그치만 주님은 신실하고... 주님은 신실하고... 주님은 신실하고... 하나님의 신실하심pistis tou théou을 되뇌며 불러 본다.


주님은 신실하고
항상 거기 계시네
주 사랑을 뭐라 할까

주 사랑이 내 생명보다 귀하고
주 사랑이 파도보다 더 강해요
세월이가고 꽃이 시들어도
주 사랑 영원해
주님 사랑 신실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