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경에서 은혜(χαρισ)라는 말은 선물, 은사와 같은 단어라고 한다. 이 세 단어(선물, 은혜, 은사) 간에는 공통점이 있다. 교환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시장에서 사람들은 각기 갖고 있는 물건(재화)이나 능력(노동력)을 교환하고는 한다. 등가의 물품 혹은 서비스를 교환하며 거래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 때를 두고 시장이 잘 돌아간다, 경제가 잘 돌아간다고 말하고는 한다. 그런데 만약 누군가가 등가교환의 법칙을 파괴하는 이가 있다면 어떻게 될까. 누군가 조건 없이, 자신이 가진 것을 다른 사람에게 양도, 혹은 증여해 버리면서 시장의 경제를 깨뜨리는 사람이 등장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시장 거래에서 이탈되어 있던 이들을 포함한 소수를 제외하고는, 이 불순한 사람을 없애려고 모의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