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시취 5

습관이 영성이다(You Are What You Love)

오늘날, 젊은 복음주의자들은 종교 시장에서 어떻게 하면 자신이 가진 복음주의 사상을 팔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인기를 얻을 수 있을지 호기롭다. 실제로 그런 사람들에겐 경쟁력이 있다. 그래서 그들은 남들이 갖고 있지 않은, 남들과는 다른 브랜딩 상품을 개발하기도 한다. 새로운 방식의 카테고리 안에서 대안적인 목회를 한다고 소개되기도 한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뻔한 경우가 많다. 외형적인 면에선 신선한 매력이 넘치지만, 내용적인 면에서는 부실하기 이를 데 없다. 기존 교회에 대한 비판은 있으나 구체적인 대안은 없기 때문이다. 부패한 교회, 타락한 목회자 덕분에 반사이익을 얻는 것이다. 건설적인 비판을 하기 위해서는 기초토대가 되는 텍스트(성서, 교회전통)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가 필요한데, 시대적 흐..

목사 후보생(4)

기독교한국침례회 소속의 목사로 안수를 받기 위해서는, 대개 안수 후보자가 봉사하는 교회가 소속된 지방회에서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대략적인 과정은 다음과 같다. (1)목사 후보자에 대한 시취 청원서를 소속교회의 사무처리회(성도총회)에서 소속 지방회에 제출하여 심사에 들어간다. (2)지방회 목사시취위원회에서 목사 후보자의 이력 및 자기소개서를 살펴본 후, 간단한 질의 및 면접을 진행한다. (3)면접 후, 목사 후보자의 신학성을 검증하기 위한 소논문 주제를 위원당 1개 과목을 배정해 제출하도록 한다. 목사 후보자는 조직신학, 성서신학 등의 이론신학과 실천신학 내용으로 7~8편의 소논문을 작성·제출한다. (4)제출된 논문은 시취위원회에서 검토한 후, 면접을 통해 목사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한다. 목회자의 ..

목사 안수 2023.04.19

목사 후보생(3)

안수받은 목회의 사역을 업신여겨 그리스도인 일반과 비등하게 여길 것도 아니요, 특수한 소명과 계급으로 여길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밀리오리의 책 내용을 곱씹는 것이 도움이 될 듯하다. 목회가 무엇인지, 왜 목회자로 살고자 결심했는지, 답하기엔 버거운 질문들이 끊이지 않는다. 목회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목회자로 형성되는지 그것이 질문의 요체(要諦)일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 진정한 사람(the real man)이 되는 길을 제시한 것이라면, 부활과 성령의 강림 사이 2개월의 시간이 참사람의 덕스러운(aristos) 사람으로 목회자가 되길 간구하는 시간이 되길 바랄 뿐이다. 모든 그리스도인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의 자유와 화해의 사역에 참여하도록 부름 받은 것이 사실이라면, 또한 모..

목사 안수 2023.04.18

목사 후보생(2)

1. 오염된 목사의 이미지 솔직하기로 했다. 목사가 되고자 하나, 목사상(像)을 그릴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목사는 무엇이며, 누가 진짜 목사인지 알 수 없었다. 하얀색의 와이셔츠와 붉은색의 넥타이, 날이 서 있는 양복 위에 입은 주름진 검정 가운, 표준어를 구사하고 “할렐루야”와 “은혜”의 단어를 남발하는 그가 진정 목사인가! 슬프게도 목사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았다. 껍데기는 알겠지만, 속은 도통 모르겠다. 목사의 이미지가 오염된 것이다. 검증되고 공인된 목사의 이미지도 없고, 이를 체현한 참 목사의 목양을 받아본 적이 짧아서일까, 혹은 없어서일까. 2. 목사를 위한 준비 지도교수였던 K교수님, 평소 존경하던 J목사님을 찾아가 여쭤봤다. 목사가 되기 위해 어떤 준비와 어떤 자세가 필요한지 조..

목사 안수 2023.03.22

목사 후보생(1)

비와 눈이 하늘에서 내려서, 땅을 적셔서 싹이 돋아 열매를 맺게 하고, 씨뿌리는 사람에게 씨앗을 주고, 사람에게 먹거리를 주고 나서야, 그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나의 입에서 나가는 말도,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고 나서야, 내가 하라고 보낸 일을 성취하고 나서야, 나에게로 돌아올 것이다. (이사야 55:10-11, 새번역) — 2023.03.02.목요일. 지난 2월 13일, 목사 안수를 받고자 목사 시취청원서를 지방회에 제출했다. 7~8명의 지방회 시취 위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5분 내에 자기 자신을 소개할 것, 앞으로의 목회 계획은 무엇인지 등을 물었다. 뻣뻣한 자세로 대답하던 내 모습은 누가 봐도 영락없이 긴장한 모습이었을 테다. 간단한 면접을 마친 후, 밖에서 기다리다 보니 긴장이 풀린 까닭인..

목사 안수 2023.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