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2

유진 피터슨의 영성신학

브렌다가 온 다음 날 채리티가 새벽 5시에 브렌다의 방으로 오더니 침대로 기어 올라가 할머니 품에 안기면서 말했다. "할머니가 계시는 동안에는 우리 '하나님 애기(godtalk)' 하지 말아요, 네? 하나님은 어디에나 계시다고 나는 믿어요. 그러니까 우리 그냥 살아요." 브렌다가 그 이야기를 들려주었을 때 나는 채리티가 무언가 중요한 것을 포착했구나 생각했다. 그것은 황무지에서 목사의 소명을 단련시켜 주는 불 가운데 있던 내가 깨닫기 시작한 것과 일치하는 말이었다. '하나님 얘기'라는 말이 결정적이었다. 채리티가 하고자 했던 말은 그리스도인들이 사는 나라는 삶 전체라는 것이었다. 시편에서는 그것을 '산 자의 땅'이라고 종종 표현한다. 채리티의 말이 의미하는 또 한 가지는 우리의 말과 글과 가르침과 기도로..

기도와 영성, 그리고 기독교윤리

대학원에서 기독교윤리학을 1학기 공부한 이후, 지금 나의 관심은 '삶의 자리(Sitz im Leben)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형체도 없이 먼지처럼 보이긴 하나 잡을 수 없는 형이상적인 언어가 아니라 흙 먼지 가라앉은 땅바닥에서 학문하는 것이, 기독교윤리의 제 자리일 것이란 생각이 문득 스쳐간다. 그렇다. 처음 내가 기독교윤리를 하기로 결심한 까닭도 결코 윤리적이어서가 아니었다. 어디인지 분간할 수조차 없는 어두움의 심연에서 없는 양심에 조금이라도 가책을 덜 느끼고 싶어서 시작한 공부였다. 겉 보기와는 다르게 내 인생은 보잘 것 없는 고철과 같다. 코팅한 것처럼 윤기 있는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녹이 슬어 내구성 떨어진 값어치 없는 고철일 뿐이다. 사람은 속여도 하나님과 나 자신은 속이지 못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