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석제의 소설 의 이야기는 “김만수”라는 이름의 사내를 둘러싸고 있는 인물들에 의해 전개된다. 주인공 만수(萬壽)라는 이름 속에는 “오래도록 살라”는 좋은 뜻이 담겨 있긴 하지만, 사실 그 이름의 속뜻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일전에 나는 만수라는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지만, 어디선가 그의 이름을 부른다면 한두 명쯤은 나를 돌아볼 것이라고 믿고 있을 정도로 만수는 흔한 이름들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는 전혀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사람들을 상징한다. 그래서 나에게 있어 만수는 특정될 것 없는 익명의 “그(녀)”에 가깝다. 그래서 나는 만수를 통해서 평범한, 혹은 평균 이하의 사람들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그래서 만수와 그의 주변인들이 겪은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새 나는 착각에 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