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수받은 목회의 사역을 업신여겨 그리스도인 일반과 비등하게 여길 것도 아니요, 특수한 소명과 계급으로 여길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밀리오리의 책 내용을 곱씹는 것이 도움이 될 듯하다.
목회가 무엇인지, 왜 목회자로 살고자 결심했는지, 답하기엔 버거운 질문들이 끊이지 않는다. 목회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목회자로 형성되는지 그것이 질문의 요체(要諦)일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 진정한 사람(the real man)이 되는 길을 제시한 것이라면, 부활과 성령의 강림 사이 2개월의 시간이 참사람의 덕스러운(aristos) 사람으로 목회자가 되길 간구하는 시간이 되길 바랄 뿐이다.
모든 그리스도인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의 자유와 화해의 사역에 참여하도록 부름 받은 것이 사실이라면, 또한 모든 이가 성령의 은사를 받았다고 한다면, "안수받은 사역 (ordained ministy)의 의미와 필요성은 무엇일까? 안수받은 사역이라는 개념은 모든 그리스도인이 하나님과 이웃을 섬기는 소명을 받았다는 사실과 모순되지는 않는가? 또한 이런 개념은 교회 내에 엘리트주의와 위계질서를 조장하지 않는가?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중요한 구별의 형태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1. 기독교 신학에서 사용되는 "사역"(ministry)이라는 단어는 일반적 의미와 특수한 의미를 동시에 지닌다. (...)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소명,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코 언행으로 그의 신실한 증인이 되라는 부름은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지며, 그들 각자는 신앙 공동체의 삶과 세상에서의 선교에 독특하게 공헌할 수 있도록 성령의 은사를 선물받는다. 이런 일반적인 의미의 사역은 중교개혁 전통에서 '만인 제사장설' (priesthood of all believers)로 자주 표현된다. 즉 모든 그리스도인은 사역을 담당하도록 부름 받으며, 성령은 이 임무를 잘 감당할 수 있도록 힘을 준디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기독교 사역 (chrtistan minstry)이라는 말 속에는 특수한 의미도 있다. 성령이 교회에게 주신 다양한 은사 중에는 어떤 사람을 말씀 사역과 성례 사역으로 부르고 안수하는 것이 있다. 이런 의미에서 사역은 복음 선포, 성례 집행, 교회의 삶과 봉사를 위한 지도력 행사와 같은 활동을 정기적으로 책임감 있게 제공하기 위해 하나님이 임명 하신 안수직이다. 이런 활동은 신앙 공동체의 삶과 행복에 있어 핵심적이기 때문에 우연적이거나 무계획적으로 수행될 수 없다. 모든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교회는 설교하고 가르치고 성례를 집행하고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삶에 안내를 제공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지도자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2. 말씀과 성례 사역의 소명은 내적인 측면과 외적인 측면 모두를 가진다. 성령은 사람들을 이런 사역으로 부르고, 특별한 은사들을 제공하며, 복음 사역에 삶을 헌신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사도 바울이 만일 복음을 전하지 아니하면 내게 화가 있을 것이로다"(고전 91.6)라고 말했 을 때 그는 하나님의 소명이 지닌 내적인 측면을 언급하고 있었다. 그러나 안수직으로의 소명은 또한 외적인 측면도 가진다. 안수직은 신앙 공동체에 의해 전달된다. 이 직무는 공동체 전체를 위해 수행되기 때문에, 성령의 뜻이 소명을 받은 개인에게 드러날 뿐 아니라 공동체 전체도 그런 소명을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교회를 위한 지도자를 준비하기 위해 학교가 세워진다. 거기에서 사역의 후보자는 학문과 기도의 방법을 수행하고 소명을 분별한다. 동시에 사역의 공적인 소명은 하나님 의 백성 전체를 대신하여 각 회중에 의해 제시된다. 지도의 책임을 감당하도록 성령에 의해 내적으로 또 외적으로 소명을 받은 자들은 안수식을 통해 특별히 구별된다. 안수식에서 안수를 받는 자는 하나님의 백성 전체에게 그리고 그리스도에게 신실할 것을 서약한다. 이미 안수를 받은 자들은 사역 파송의 표지로서 안수를 받는 자 에게 손을 얹는다. 그리고 교회는 성령이 안수받는 자의 사역에 힘을 주시도록 기도한다.
- 다니엘 L. 밀리오리, "안수받은 목회 사역의 의미", <기독교 조직신학 개론> 4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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