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기 싫은 책과 문장

신설新雪/김현승

habiru 2019. 12. 10. 08:13

시인들이 노래한 일월의 어느 언어보다도

영하 5도가 더 차고 깨끗하다. 

 

메아리도 한 마정이나 더 멀리 흐르는 듯......

 

정월의 썰매들이여,

감초인 마음들을 미지의 산란한 언어들을

가장 선명한 음향으로 번역하여 주는 

출발의 긴 기적들이여,

잠든 살림들을 

 

이 맑은 공기 속에 더욱 빨리 일깨우라!

 

무엇이 슬프랴,

무엇이 황량하랴,

역사들 썩어 가슴에 흙을 쌓으면 

희망은 묻혀 새로운 종자가 되는 

지금은 수목들의 체온도 뿌리에서 뿌리로 흐른다. 

 

새로 멍든 땅, 

상처 깊은 가슴들에

사랑과 눈물과 스미는 햇빛으로 덮은 

너의 하얀 축복의 손이 걷히는 날

 

우리들의 산하여,

더  푸르고 더욱 요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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