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챙겨보진 못하지만 하이라이트를 통해서라도 축구 경기를 즐겨보는 편이다. 딱히 좋아하는 선수나 팀은 없지만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곧잘 본다.
개중 무리뉴 감독을 좋아하는데 별다른 이유는 없는데 그냥 매력적이다. 독설도 잘하고 남탓, 핑계도 잘 대는 까닭에 '혀'리뉴로 불리기도 하는데 난 참 그 사람이 맘에 든다. 분명히 개인적으로는 친구하기 싫은 타입인데 준수한 외모에 능력, 까칠함이 어우러져 눈길이 간다.
그래서 무리뉴 감독이 부임하는 팀마다 경기 하이라이트는 꼭 챙겨봤는데, 더비나 향후 성적에 미칠 영향이 큰 경기일 수록 더욱 그러하고 풀타임 경기를 볼 때도 있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그렇게 능력있는 감독이 지도하는 팀인데도 일정한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기분 좋게 연승을 하고 강팀을 만나서 승리를 했더라도 상대적 약팀에게 경기를 잡히고는 한다. 이런 일은 매우 허다하게 발생하며, 그것은 유럽 챔피언도 겪는 일이다.
이를 통해 내가 배울 수 있는 진리란 이런 것이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축구는 공성전을 연상케 한다. 하나의 팀이 갖는 고유의 철학과 상대팀에 따른 맞춤식 전략을 통해 허점을 공격한다. 갖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한 포메이션으로 상대를 무력화 시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숙달된 훈련을 통한 조직력 완성이 축구에선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이러한 조직도 하나의 점 조직인 공격진, 미드필더진, 수비진의 컨디션과 부상 여부, 팬들의 응원, 경기 분위기에 따라 판이하게 달라진다. 일정함을 유지할 수 없는 것이다. 바르샤나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력이 형편 없을 때도 수두룩 하니 이는 증명된다. (그럼에도 꾸역꾸역 이기는 걸 보면 다른 무언가가 있는 듯하기도 하다. 위대한 전통, 유전자, 무언의 어떤 것. etc.)
만약 인간이 기계라면, 투자한 에너지에 따라 어느 수준의 아웃풋이 당연지사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인간이란 모의고사를 백번 만점 받아도 수능에서 만점 못 받을 수 있는 존재다. [훌륭한 설교자(?) 존 파이퍼가 맨날 설교를 잘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인간을 기계식으로 대하면 아니된다고 생각한다. "~한 만큼 ~한다"의 도식으로는 인간사를 설명할 수 없다. 열라게 운동하는 프로도 일정한 경기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때가 많은데, 게으른 나님과 같은 종족 인간들이야 더욱 그렇지 않겠는가.
무튼, 나는 무리뉴를 응원한다. 맨유 화이팅!
그리고 나님도 잘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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