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자료/묵상

복음의 비밀

habiru 2019. 8. 23. 08:18

시편 98편

1. (97) 주님께 노래하여라, 새로운 노래를. 그분께서 기적들을 일으키셨다. 그분의 오른손이, 그분의 거룩한 팔이 승리를 가져오셨다. 

2. 주님께서 민족들의 눈앞에 당신의 구원을 알리셨다. 당신의 정의를 드러내 보이셨다. 

3. 이스라엘 집안을 위하여 당신의 자애와 성실을 기억하셨다. 우리 하느님의 구원을 세상 끝들이 모두 보았다. 

 

1. 대학원을 다닐 때부터 함께 교제하던 형님이 있다. 사는 곳이 달라 대면은 못하나, 평소에도 시시콜콜한 대화로 통화를 하고는 한다. 그렇게 한참을 이야기하다가 자주 막다른 주제로 화두가 던져진다. 서로의 소명을 목회자로 알고, 신학도 같이 전공했던 까닭에 마무리는 자주 교회나 신학에 관한 이야기로 귀결되고는 한다. 형님이 말했다. 

“갈라디아서를 마치고 에베소서 강해를 하기로 했는데,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

 

2. 이등병으로 훈련소에 입소했을 때, 한 친구가 편지를 자주 부쳐 주었던 기억이 난다. 언젠가 이 친구는 성경책이 없다는 내 말을 기억했던 것인지, 내게 에베소서를 복사하여 편지에 동봉하였다. 귀인에게서 온 소중한 편지를 다루듯, 나는 조심스레 에베소에 부친 그 편지를 읽었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다시 편지를 읽었다. 그렇게 거듭하여 편지를 읽은 후, 어떤 단어에 동그라미를 쳤다, ‘복음의 비밀’에.  

 

3. 형님에게 말했다. 

“에베소서의 주제는 복음의 비밀이 아닐까 싶네.”

복음의 비밀, 나는 이 말이 썩 마음에 든다. 편지를 공유하는 당신과 나만의 암호를 쓰는 것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어쩌면, 복음의 비밀은 창조로부터 지금까지의 역사를 관통하는 주제일지도 모르겠다. 시편 98편의 시인도 복음의 비밀에 대해 말하고 있다. 다만, 시인은 공공연한 비밀을 말한다. 야훼 하나님께서 온 민족들을 구원하셔서, 당신의 정의를 드러내 보이시는 것(2절), 그것은 더 이상 봉인되지 않은 비밀이다. 예수께서 사랑하셨던 제자 요한도 묵시록에서 말한 적이 있었다. 어린양만이 봉인을 떼실 수 있으며, 봉인이 떨어지자마자 하나님의 심판과 구원이 온 누리에 임하는 것에 대하여 말이다.

 

4. 여전히 비밀은 비밀처럼 보인다. 소수의 사람들만이 비밀에 대하여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오늘 나는 은밀하게, 그리고 위대하게 이 비밀스러운 일을 감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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