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타자성 앞에 서게 되다.

habiru 2016. 6. 29. 16:47

시간이 흐르며 확신했던 것들이 점점 믿을 수 없는 것들로 변해가는 것만 같다. 다만 확신할 수 있는 것이란, 인생은 불확실한 것으로 가득차 있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1. 나의 바람들과 계획들이 하나하나 어긋나는 것을 바라보면서도 그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것.
2. 무엇이든 계획된 대로 통제 아래 있을줄 알았던 조각들이 열을 이탈해 소실되어 버린 것.
3. 결혼과 학업, 직장, 이 모든 일들이 나의 손아귀를 벗어나 있다는 것.
4. 탐욕에게 선택과 결정의 노를 내어준 것.
5. 불어나는 뱃살을 점령하지 못하고 몸무게가 불어나는 것.
6. 악과 고통의 문제의 해결이 도무지 요원해보이는 것.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타자성과 살을 맞대고 사는 듯하다.
이에 전능한 신을 찾게 된다.

"주여, 어디 계시나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