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자료/묵상

기도의 리듬

habiru 2019. 9. 21. 08:52

시편 112편

1. (111) 할렐루야! (알렙) 행복하여라, 주님을 경외하고 (베트) 그분의 계명들로 큰 즐거움을 삼는 이!

2. (기멜) 그이 후손은 땅에서 융성하고. (달렛) 올곧은 이들의 세대는 복을 받으리라. 


  땅에서부터 솟구쳐 올라가는 새들의 날갯짓에는 도약을 위한 힘이 응축되어 있다. 새들은 한 번, 그 날개를 퍼덕일 때마다 하늘과 가까워진다. 그러나 그 날갯짓 이면에 근육을 통해 발휘되는 물리적인 에너지만 가득하다고 믿어서는 안 된다. 새들이 지면에서부터 하늘로 솟아 오르기 위해서는 리듬이 필요하다. 리듬에 맞춰 날개를 바지런히 움직일 때야, 본체가 하늘로 비상할 수 있다. 물에 침잠하지 않고 뜨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지 않고 수면 위에 제 몸을 맡기기 위해서는 발을 날래게 움직이는 것뿐만이 아니라, 힘을 빼고 리듬에 맞춰 발을 굴려야만 한다. 완력을 이용해 발을 빠르게 움직인다 한들, 강약에 따른 리듬을 타지 못한다면 금세 침잠하게 된다. 

  인체의 생리도 그렇다. 일이 바쁘다고 쉬지 않고 일한다면, 금세 지치고 체력이 소진된다.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긴장을 풀고 침대에 누워야만 1년이고, 2년이고 일을 할 수 있다. 쉴 때 쉬는 것, 그리고 일할 때 일하는 것이 인체의 리듬이다. 하루와 낮이 바뀌어 버릴 때, 인체는 적응을 못하고 신체의 기능을 유지하지 못하게 된다. 자연도 마찬가지라 하늘에 떠 있는 행성도 제 갈길이 바쁘다고, 우주를 빨리 도는 일이 없다. 제 속도와 리듬을 유지하면서 자신이 가야 할 길을 묵묵히 나아간다. 자연만물에는 제 리듬이 있는 것이다. 

  시편 112편의 기자에게도 리듬이 있다. A부터 Z까지 그만의 리듬 속에서 그는 기도를 한다. 리듬 속에서 제 자신이 있을 위치에 서게 되고,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무엇이든지 제 리듬이 있다. 전도자의 말처럼, 자연에 시기와 때가 있는 것이다. 시기와 때를 분별할 줄 알고, 시기와 때를 거스르지 않은 채로 내 자신을 맞춰 가는 것, 그것이 인생의 지혜처럼 느껴진다. 이 섭리에 따라 기도하고, 이 섭리에 따라 신앙하는 것, 내게 그런 연륜과 지혜가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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