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61편. [지휘자에게. 현악기로. 다윗]
2. 하느님, 제 부르짖음을 들으소서. 제 기도를 귀여겨들어 주소서.
3. 땅 끝에서 기진한 마음으로 당신을 부릅니다. 저로서는 못 오를 바위 위로 저를 이끌어 주소서.
4. 당신께서는 저에게 피신처, 원수 앞에서 굳건한 탑이 되셨습니다.
5. 저는 당신의 천막 안에 길이 머물고 당신의 날개 그늘에 피신하고 싶습니다. 셀라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독립심이라는 선물을 주셨다. 그래서 인간에게는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는 강인한 힘이 있다. 그래서 본이 되는 몇몇 영웅들은 역경을 마주하더라도 이겨나가며,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를 가지기도 했다. 그뿐 아니라 인간은 자신이 가진 자발성과 능동성으로 자연을 개척했고, 고도의 문명을 이룩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나는 메마른 곳을 뚫고 나갈 만한 추진력을 가진 사람들을 늘 동경해 왔다. 나는 자주 의존적이라는 비난 아닌 비난을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인간에게 주어진 독립심은 독이 되기도 한다. 본디 인간은 서로 기대어야 하는, 마주 보아야 하는데, 독립심은 이를 망각하게 한다. 고독한 실존, 값어치 있는 개인의 무게감이 서로 기대기엔 너무나도 벅차 금세 쓰러져 버리게 한다. 더욱이 이제는 사람과 사람의 사이를 의미하는 간(間)의 인간이, 사람(人)만으로 환원되는 세상에 가까워졌다.
기댐이 부담이 되어 버렸기에 우리는 더욱 외로운 것이 아닐까. 고독한 생이여, 인간은 홀로 왔다가 홀로 가는 것인가. 언젠가 한번은 인심( 人心)이란 말이 대단히 낯설게 느껴졌던 날이 있었다. 어느새 “인심 좋다”는 말하기가 어려운 것은, 그만큼 ‘사람의 마음’이라는 본형이 사라졌기 때문이 아닐까. 그만큼 인간의 본형에서부터 인간은 타락한 것이다. 어쩌면 인간이 만들어진 이후로 인간은 독립과 고독을 스스로 택했는지도 모른다. 성경은 인간의 지어짐 이후, 곧바로 관계의 파괴에 대해 증언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 인간성의 파괴가 일어나자,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관계도 무너져 버렸다. 실은, 나는 오늘 하루 대부분을 혼자서 보냈다. 적어도 오늘 하루만큼은 사람과의 관계가 단절된 하루였던 것이다. 그러나, 눈에 보이진 않았지만, 오늘도 하나님의 사랑이 나를 관계 속으로 초대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먼저, 당신과 관계에 대해 얘기해 보자고 말이다. 잠깐 밖에 나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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