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자료/묵상

진정 사람이란 숨결일 따름

habiru 2019. 7. 7. 09:42

10. 진정 사람이란 숨결일 따름 인간이란 거짓일 따름. 그들을 모두 저울판 위에 올려놓아도 숨결보다 가볍다.

11. 너희는 강압에 의지하지 말고 강탈에 헛된 희망 두지 마라. 재산이 는다 하여 거기에 마음 두지 마라.

12. 하느님께서 한 번 말씀하신 바 내가 들은 것은 이 두가지. 능력이 하느님께 있다는 것. 

13. 그리고 주님, 당신께는 자애가 있습니다. 당신께서는 각자에게 그 행실대로 갚으십니다. 

 

  인간은 존재하는 유형들 중에 지고의 존재일까. 예전에 키아누 리브스와 제니퍼 코널리 주연의 <지구가 멈추는 날>을 본 적이 있다. 외계의 생명체 역을 분한 키아누 리브스는 인간의 문명이 인간을 비롯한 지구 생명체를 종국에 파멸로 이끌 것이라고 판단하여, 지구를 심판하고자 한다. 다행히 제니퍼 코널리의 설득으로 키아누 리브스는 인간애(휴머니즘)가 최후의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는 심판을 돌이킨다. 이로 인해 인류는 다시금 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받게 된다. 노아의 방주가 모티브가 된 영화의 각본은, 인간이 지구의 중심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다른 모든 생명체는 종류대로 구원을 받지만, 오로지 인간만은 구원에서 배제된다. 키아누 리브스의 연기력(?)때문인지, 그는 어쭙잖게 인간애에 감화하는 연기를 하지 않았는데, 감정을 절제했던 그의 연기가 꽤나 인상 깊었다. 

  비슷하게도 ‘기쁨의 신학자’로 불리며 칼뱅주의를 고수하는 존 파이퍼의 질문에 대한 응답으로, 톰 라이트는 <톰 라이트, 칭의를 말하다>에서 재밌는 예화를 하나 들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오랫만에 만난 두 친구가 밤새도록 과학과 신학(혹은 신앙)에 대해 토론을 하다가 잠이 들었다. 그리고 이튿날 함께 동산에 올라 일출을 바라본다. 과학으로부터 신학을 고수하려던 친구는 감탄하며 말한다. “봐봐, ‘해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전차를 타는 것같이 이동한다’라는 시편의 말씀은 사실이야. 역시 성경은 사실이야!” 친구는 밤새도록 대화를 나눴지만 여전히 천동설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주장한다는 것이다-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생떼를 쓴다는 것이다-.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받아들이지 못한 친구의 우스운 이야기를 통해 톰 라이트는 말하고 싶어 한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구원론이 지극히 인간 중심적인 신학은 아니었나. 생각을 전환하여, 인간만이 아니라 파선된 피조세계 전체를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원대한 계획에 대해 말해 보자고 말이다. 

  문득, 아침에 시편을 보니 비슷한 생각이 든다. 진정 인간은 숨결보다 가벼운 존재인데, 인간의 나르시시즘이 너무나도 강해 무언가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그래서 하나님께 무례한 요청과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닐지. 다행히도 하나님은 자애로우시지만, 또한 능력이 크신 분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은 아닐지. 우리 모두는 전문용어로 “자뻑”을 하고 있는 것인 아닐까. 우리를 되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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