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자료/묵상

씨알 하나

habiru 2019. 9. 6. 08:50

시편 105편

8.  당신의 계약을 영원히, 명령하신 말씀을 천대에 이르도록 기억하시니

9. 아브라함과 맺으신 계약이며 이사악에게 내리신 맹세이다. 

10. 이를 야곱의 법규로, 이스라엘에게 영원한 계약으로 세우셨다. 

 

  어느 누군가 말했다, 사람은 각각 다르다고 하며 과거를 기억하는 사람, 현재를 행복한 시간으로 맞아들이는 사람, 미래를 지향하는 사람으로 나눴다. 누군가는 과거를 기억하며 우수와 행복에 젖는 사람이 있을 것이며, 또 다른 누군가는 현재를 즐길 만한 여유와 낭만이 있다. 반면, 계시되지 않은 미래를 향해 전진하는 진취적인 사람도 있다. 나는 개개 사람이 멋있어 보이지만, 가장 멋있는 이가 다른 이들을 동경하는 이보다 자기 나름의 고유한 결을 유지하는 이라고 생각한다. 남을 질투하거나 시기하지 않으며, 자기의 옹골진 내면을 만드는 이 말이다. 

  특별히, 시편 105편의 시인처럼 과거를 기억하는 이에게는 독특한 개성이 있다. 과거를 반추하는 이는 지나간 자신의 삶을 반성할 줄 알기 때문인지 언제나 신중함이 엿보인다. 진지함은 그의 미덕이며, 경박함은 악덕 중의 악덕이다. 때로 그는 기뻐하며 웃다가도, 금세 시무룩해져 울기도 한다. 다른 이는 그를 과거에 매여 있는 사람으로 부를지 모른다. 그러나 진정 과거의 자신을 반성하는 이는 과거를 자양분 삼아 성장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시인은 과거를 통해 그렇게 성장한다. 

  그는 아브라함과 이삭, 야곱과 요셉, 그리고 모세와 아론이 영도자가 된 출애굽을 기억한다. 한 가족과 씨족, 겨레를 이야기하는 그의 이야기는 흥미있다. 가족의 서사가 점점 확대되어 온 세상을 잠식해 간다. 어떤 이의 허물을 덮어 줄 수 있는 존재는 가족뿐이며, 결국 가족 간의 애틋한 사랑이 사막에 강처럼 흘러넘치게 된다. 이 가운데 기쁨과 환호가 있으며,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 오래전 누군가 겨자 씨앗을 내게 전해준 일이 있었다. 나는 오래도록 그 씨앗을 지갑 안에 넣고 다녔다. 그 작은 씨앗을 볼 때마다 경탄했다. 이 씨앗이 자라 내 키보다 커지고 새들이 쉴 수 있는 나무가 된다는 말이지, 하고 유심히 씨앗들을 관찰했다. 어느새 씨앗은 사라졌지만, 나는 여전히 겨자 씨앗들을 기억한다.

  아마도 시인은 과거를 뿌려 열매 맺기를 기도했을 것이다. 주님이시여, 숭고한 열매를 맺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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