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자료/설교

사랑과 진실이 만나고, 정의와 평화가 서로 입을 맞춘다

habiru 2022. 12. 17. 20:27
[새번역, 시편 85편]

1 주님, 주님께서 주님의 땅에 은혜를 베푸시어, 포로가 된 야곱 자손을 돌아오게 하셨습니다.
2 주님의 백성들이 지은 죄악을 용서해 주시며, 그 모든 죄를 덮어 주셨습니다. (셀라)
3 주님의 노여움을 말끔히 거두어 주시며, 주님의 맹렬한 진노를 거두어 주셨습니다.
4 우리를 구원해 주신 하나님, 우리에게 다시 돌아와 주십시오. 주님께서 우리에게 품으신 진노를 풀어 주십시오.
5 주님께서 우리에게 영원히 노하시며, 대대로 노여움을 품고 계시렵니까?
6 주님의 백성이 주님을 기뻐하도록 우리를 되살려 주시지 않겠습니까?
7 주님, 주님의 한결 같은 사랑을 보여 주십시오. 우리에게 주님의 구원을 베풀어 주십시오.
8 하나님께서 무엇을 말씀하시든지, 내가 듣겠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평화를 약속하실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주님의 백성 주님의 성도들이 망령된 데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진정으로 평화를 주실 것입니다.
9 참으로 주님의 구원은 주님을 경외하는 사람에게 가까이 있으니, 주님의 영광이 우리 땅에 깃들 것입니다.
10 사랑과 진실이 만나고, 정의는 평화와 서로 입을 맞춘다.
11 진실이 땅에서 돋아나고, 정의는 하늘에서 굽어본다.
12 주님께서 좋은 것을 내려 주시니, 우리의 땅은 열매를 맺는다.
13 정의가 주님 앞에 앞서가며, 주님께서 가실 길을 닦을 것이다


(인사) 기쁜 성탄절 아침입니다. 간밤 낯선 환경에서 편안히 주무셨습니까? (…) 오늘 여러분과 함께 나누기 위해 준비한 본문은 시편 85편입니다. 매해 성탄절마다 아기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를 들으셨기 때문에 이번 해엔 조금 다른 본문을 나누는 게 어떨까 했습니다. 비록 아기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는 아니지만, 시편의 메시지가 우리 삶을 충만하게 채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도입) 매해 성탄절을 맞이할 때마다 가끔은 그런 상상을 하고는 합니다. 성탄절을 기점으로 온정이 가득하고 은혜와 기쁨이 충만한 세상을 맞이하게 될 것 같습니다. 누추하지만 따뜻한 불빛 아래 구유에 누이신 아기 예수님, 크리스마스 트리에 쌓인 하얀 눈송이와 반짝반짝 빛나는 조명, 구세군 종소리, 아름답게 울리는 캐롤, 인심 넘치는 산타클로스를 생각하면 그렇습니다. 하지만 성탄절 이후 며칠만 지나도 어느새 그런 포근한 느낌은 사라지고는 합니다. 일상 속 관계를 맺고 만나는 사람들, 처리해야만 하는 일들, 내 앞에 놓인 문제와 숙제들, 어느 것 하나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성탄절과 새해가 되면 새로운 세상과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날 것처럼 보이던 모든 것들이 어느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1-3절) 아기 예수님의 탄생으로 세상이 달라질 것처럼 보이지만, 어느 하나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어느새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아기 예수님의 탄생은 잊혀지고, 예수님께서 세상을 구원하신 것이 정말 맞는지 의문이 들기까지 합니다. 시편 85편의 시인도 그렇습니다. 바빌로니아 포로 생활은 시인이 겪은 가장 치욕적인 경험이었습니다. 그 암울했던 포로 생활을 마치고 시인은 사람들과 함께 고국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예루살렘으로 돌아왔던 시인은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를 기억하며 노래했겠지요. “드디어 하나님께서 우리를 긍휼히 여기셔서 구원을 베푸셨다!” 하지만 그 즐거움과 감격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기대와 달리 시인이 꿈에 그리던 고국은 더 이상 영광스러운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기대와 달리 시인의 삶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4-7절) 하나님의 구원과 은혜, 시인은 그걸 찬양하고 노래했지만 여전히 진정한 구원과 은혜는 요원해 보입니다. 성탄절을 맞아 여기 계신 여러분도 조금 전에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노래했습니다. 노래하는 시인이 되어 아기 예수님의 탄생과 하나님의 구원하심을 찬양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세상은 암울하고 어두운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 삶도 달라질 게 없다는 것도 말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다시금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간구하고 탄원하는 기도를 올릴 것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8-13절) 그럼에도 시인은 예언자를 통해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습니다. 사랑과 진실이 만나고, 정의와 평화가 입을 맞춘다는 시구는 아름다운 표현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사랑과 진실, 정의와 평화에 대한 시인의 소망이 드러나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진실; 진리(에메트)로 번역된 히브리어 단어는 지속함, 신실함이라는 뜻으로 번역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조금 다르게 이해하는 게 편한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끝없는 사랑이 결실을 맺어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말입니다. 세상을 정의롭게 하시기로 하신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마침내 결실을 맺게 될 것입니다.

(적용) 시인은 이미 이루어진 구원과 아직 미완성된 구원 사이에서 탄원하고 간구하며 소망합니다. 아기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심으로서 우리는 구원을 보증받았으나, 여전히 우리는 세상 속에 살며 하나님의 구원을 갈망하고 간구하는 존재입니다. 우리도 시인이 되어 봅시다. 시인처럼 소망합시다. 사랑과 진실이 만나고, 정의와 평화가 입 맞추는 세상을 소망합시다. 사람, 가족, 밥벌이, 진로.. 너무나 많은 문제들이 우리 앞에 있지만, 우리 또한 소망합시다. 더 이상 어떤 문제나 고통도 없는 하나님의 구원을 소망합시다. 하나님 안에서 땅과 하늘이 만나 통일되는 세상을 꿈꾸며,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고 소망합시다. 성탄은 동지이기도 합니다. 한 겨울, 어느 때보다 밤이 긴 날입니다. 그럼에도 동지를 지나면 점점 밤은 짧아지고 낮이 길어집니다. 마침내 어두움은 정복당하고 밝은 날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비록 어두운 길을 걷더라도 주저하지 마시고, 동이 트길 기다리며 주님의 구원을 소망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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